
햇살에 속이 훤히 비치지만, 당당하게 얼굴을 내밀고 있다. 그동안 병충해와 싸워 이긴 흔적들이 보이긴 하지만, 오랜 비에 이만큼 자란 것이 대단하다. 이번 태풍에 부실한 열매는 다 떨어져 버리고, 그중 강한 놈들만 남아 있어서, 사이사이 알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 보인다.

장마가 끝나고 볕이 나기 시작하면, 서서히 색을 입기 시작한다. 오미자는 종류에 따라서 색을 입기 시작한 놈들이 뜨문뜨문 보이지만, 머루는 좀 더 있어야 한다.



머루 하면 같이 따라오는 다래도 제법 알이 굵어져서, 부실한 놈들이 바닥에 떨어진 것을 봤다. 머루, 다래는 첫 서리가 맞고 나서 쪼글쪼글해질 때 따서 먹으면 꿀맛인데, 물까치로 보이는 놈들이 그렇게까지 두질 않는다. 맛이 들었다 싶으면, 순식간에 다 따먹어 버린다.


올해는 일찌감치 그물망으로 머루밭을 덮어씌우려고 한다. 작년에 가장자리에 있는 머루를, 하루 새 다 따먹어서 물까치 떼의 무서움을 안다.
머루는 숙성시켜 진액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술을 만들기도 하지만, 바로 따서 즙을 내먹는 걸 가장 좋아한다.
Posted by arya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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