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에 날려야 할 꽃가루가 비에 다 씻겨 내려가서 그렇다. 꽃이 40% 정도 피었기 때문에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해마다 이맘때쯤 날씨가 애를 먹인다.


오미자 향이 온 마을에 진동한다.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퍼지는 오미자 꽃향기는 황홀하단 말로밖에 다 옮기지 못한다. 향이 이렇게 좋은데, 벌이 찾지 않는다. 아마도 꿀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오미자 꽃 암술 / 속에 몽글몽글 보이는 것이 열매가 된다.]


오미자는 충매화(곤충류에 의한 수분)로 알려졌는데, 벌이 찾지 않기 때문에 가능성은 없다. 벌 이외의 개미나 기타 벌레에 의한 수분이 이루어질 수 있지만, 눈에 띄지 않고 암술에서 나타나는 현상(암술머리에 점액질 분비)으로 봐서는 풍매화(바람에 의한 수분)로 생각된다.
[오미자 꽃 수술 ]



꽃은 암술 수술이 따로 피는 단성화에 속하고, 암수딴그루라고 사전에 나와 있지만, 관찰결과로는 아니다. 암수한그루의 현상도 나타나고, 암술만 피는 줄기(나무), 수술만 피는 줄기가 해를 바꿔 역할 바꾸기도 한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진화된 형태의 생존 방식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 가늠할 수 없는, 인간의 지혜로는 감히 판단조차 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로운 일면이 아닐까 한다.
Posted by arya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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