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족 번식의 책임이 있는 만큼 꿀 모으기, 육아, 관리의 일은 못하지만, 집단의 수장으로 대접을 받고 보호받는다. 병들거나, 늙어서 산란하지 못하면, 스스로 물러나거나, 꿀벌들이 먹이를 주지 않아서 굶어 죽게 된다. 여왕벌의 가장 큰 임무이자,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책임이다.

꿀벌들이 직접 자신의 여왕을 죽이는 일은 없다. '꿀벌의 일생 2, 일상/죽음 - 여왕벌의 죽음 ' 편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꿀벌이 여왕벌을 죽이는 경우는 침입자, 먼저 나온 형제 여왕벌의 사주에 의한 것 이외에는 없다.

사진의 여왕벌은 두 가지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는 결혼 비행에 실패했거나, 시기를 놓쳐 교미를 못해 산란능력이 없어서 쫓겨났거나, 두 번째로는 교미는 했지만,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산란능력이 떨어져서 스스로 물러났거나 쫓겨난 경우이다. 엉덩이의 모양으로는 가득 알이 들어 있는 상태로 보이는데, 확실하지 않은 것이 많이 먹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통 밖으로 나와서 어슬렁거리는 것을, 옮겨와 사진을 찍었는데, 여왕벌이 벌통 밖에서 보인다는 것은, 여왕벌들과의 싸움에서 졌거나, 산란을 못해서 쫓겨난 경우다. 상태도 좋지 않아서 뛰듯 날 듯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날갯짓도 못하고 엎드려 있다가 죽었다. 한번 나온 여왕벌은 다시 들어가지 못한다.

옆집 벌통에서 발생한 일인데, 이 여왕벌이 있던 벌통은 올해 분봉한 벌통이라고 한다. 태어난 지 4개월 남짓 살다가, 여왕벌의 책임을 못하고 일생을 다했다.
벌통 안을 확인해보니, 유충을 키우는 흔적이 없다. 이 벌통은 수장을 잃어버렸고, 대체할 여왕벌이 없어서 시간이 지나면, 다 사라진다. 인공적인 방법으론 다른 벌통과 합치는 것뿐인데, 이 과정에서 자칫 기존 벌통의 반발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두통 다 잃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여왕벌을 잃어버린 벌통은 자생의 수단으로 꿀벌(일벌)의 산란본능이 살아난 상태라서, 다른 벌통으로 합치는 시기를 놓쳤다. 꿀벌은 생식 기능이 퇴화하여서 산란능력은 없지만, 여왕벌이 방출하는 페로몬 향 때문에, 산란본능조차 상실한 체 살다가, 여왕벌의 능력이 떨어지면 살아나게 되는데, 이때는 어떤 조치도 불가능하다. 강제로 소멸시키던가, 살만큼 살다가 소멸하게 놔두는 방법밖에는 없다.

올해는 이상하게 여왕벌의 산란능력이 떨어져서, 우리 집은 새롭게 분봉한 꿀벌이 없다. 옆집도 토종벌을 키우는데, 올해 5통만 새로 분봉을 했다고 한다. 해마다 20여 통씩 분봉을 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꿀벌이 힘을 못 쓰고 있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진다는 뉴스나, 이야기는 들었지만, 특정 지역이 아닌 전체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이는데, 예년보다 달라진 것은 없다. 관리능력이나, 벌통 주변환경은 해마다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지는 않는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 보니, 벌을 지켜보는 것이 두렵다.
작년에 겨울을 나기 시작한 벌이 10통이었는데, 3통은 겨울을 나지 못했고, 여왕벌을 키우는가 했는데, 일도 못하고 여왕벌을 키우지도 못하고 있다가 도망가거나, 사라진 벌이 4통, 지금은 3통만 남았다.
다행히 한통 정도는 벌꿀을 딸 수 있을 것 같은데, 몽땅 식량으로 남겨 둘까, 조금이라도 따서 나머지 벌통의 겨울 양식으로 나눠줄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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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ya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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